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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 건담, 3D와의 짜릿한 Crossover


불과 얼마 전까지 아날로그 만세를 외치던 홍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손으로 만들고 그리는 걸 선호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런 홍매가 로봇이라는 첨단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건담을 좋아했다는 건 의외의 사실입니다.

건담은 1979년 일본에서 방영되기 시작한 애니메이션입니다.

환경의 파괴로 인류가 우주로 이주하기 위해 달과 지구 사이에 스페이스 콜로니를 건설하게 되는데, 이 때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하기 위해 개발 된 것이 바로 모빌 수트입니다.

이 모빌 수트가 병기화된 것이 건담인 것이죠.

< The First Gundam >

< 초기 건담 애니메이션 >

홍매는 이런 스토리라인보다 모빌 수트의 디자인에 매료 된것이죠.

아, 어떻게 하면 저런 디자인을 상상해 낼 수 있을까 !

그렇게 2D 이미지로 구현된 모빌 수트의 디테일에 감탄을 거듭하던 홍매는 급기야 직접 손으로 조립해 건담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건프라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 완성 된 건프라 >

사실 작은 니퍼로 부품들을 분리해 내고 설명서를 따라 하나하나 조립해 가는 그 과정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즐겁습니다.

부품들이 딱딱 끼워질 때의 손맛이란!

이윽고 2D의 건담이 눈앞에 부피와 질감을 가지고 등장하는 그 순간.

평면의 화면 속 건담이 입체의 세상으로 그 첫 발을 내민, 3D와의 짜릿한 크로스오버!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었습니다.

2D 이미지를 3D로 구현해 내는 기술이 없었더라면 건프라는 탄생하지 못했겠죠.

그렇게 하나 둘, 방 선반 위에 놓이는 건담의 수가 늘어갈 무렵, 일본에서 실물 크기의 건담을 제작해 전시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홍매.

하지만 일본 여행을 갈 때마다, 홍매가 여행하는 지역을 떠났던 건담.

(실물 크기 건담은 특정 기간 동안 도시를 옮겨 전시 됩니다)

하지만 건담은, 고맙게도 홍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결심했던 모양입니다.

홍매가 지난 일본 출장 중 방문했던 오다이바 TeamLab(Weekly News 12월 7일자 참고) 전시회 관련 정보를 검색하던 중,

오다이바 '다이바 시티' 건물 앞에 실물 크기 건담이 전시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도쿄 입국 하는 날 바로 오다이바로 간 홍매는 (혹여나 또 건담이 도망갈까 염려하여) 팀랩 전시장을 나오자마자 수트케이스에 여행 가방에 숄더백까지 이고지고 건담을 만나러 갔습니다.

길치 홍매가 순탄하게 갔을 리가 없겠죠.

그렇습니다. ‘아~ 대체 어디냐고.’ 광활한 오다이바 곳곳을 헤매다 결 다이바 시티에 도착.

다이바 시티까지 왔는데 왜 건담을 만나지 못하니..

다이바 시티 건물 내부를 대락 10분 정도 돌아 본 후 (흠흠) 드디어 건담을 만난 홍매.

건물 2층 외부에 위치한 이벤트 공간(아니 건물 2층에 이벤트 공간이 있을 거라고 생각이나 했겠냐고요)에 우뚝, 유니콘 건담이 서 있었습니다.

건물보다도 더 높은 높이로 서 있는 유니콘 건담의 디테일 하나라도 놓칠까

360도 회전하며 1도 단위로 사진을 찍던 홍매는 휴대폰 카메라를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한껏 들어 건담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누군가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긴장했던 온 몸에 힘이 풀리고 그제야 들고 있던 짐들을 바닥에 내려놓았습니다.

이제 비디오 프로젝션 쇼를 기다릴 차례입니다

오후 8시가 되고, 유니콘 건담의 핑크빛 LED등이 꺼지고, 주변의 사람들은 숨을 죽였습니다.

바로 프로젝터가 작동될 거라 예상했지만 건담의 무릎 관절, 그리고 머리에 안테나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대단한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그 움직임 하나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습니다.

음악이 나오고, 건담의 등 뒤 쪽에 있는 쇼핑몰 건물 벽에 관련 영상이 투사되기 시작했습니다.

건담의 몸체 위로는 다양한 조명들이 비춰지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죠.

약 4분간의 쇼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던 홍매는,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그 동안 그저 어렵고 복잡하고 인간미 없이 차갑다고 생각했던 ‘기술’이라는 단어가 가진 온기를 말이죠.

사람들의 마음속에 있는 환상의 세계를 눈앞에 구현해 줄 수 있는 것이 기술이 가진 하나의 힘이지 않을까.

TV 화면 속에 존재했던 건담이 선반 위에 놓인 작은 모형으로 찾아 왔다가, 급기야 실제의 모습 그대로 우리 앞에 서 있게 해 주었던 그 모든 것의 시작은 인간의 상상력이었을 테지만,

그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던 숱한 기술들이 없었더라면, 그 순간 홍매가 느꼈던 행복도 없었을 거라는 걸 홍매는 이제야 알게 된 것입니다.

또 한 번의 짜릿한 크로스오버.

홍매는 다행히 이번에는 그 순간의 의미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언젠가 홍매도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꿈입니다.

AR, VR, 3D, 홀로그램, 프로젝션 매핑, 인터렉티브 미디어.

그 용어들도 생소했던 기술들과 함께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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